천성진/은가비

에티오피아인들에게 어떤 커피가 최고냐고 물으면, 십중팔구 하라르라고 대답한다. 왜 그럴까?

동, 서 하라르?

하라르 지역은 동쪽에서부터 A, B, C로 산지가 구분되고 물이 부족하여 100% 내추럴로 커피를 재배된다. 맛과 향의 품질은 동하라르 지역이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고, 서하라르로 갈수록 좋지 않다. 하라르 그린빈의 일반적인 특징은 길쭉하고 날씬한 모양에 푸른색보다 밝은 노란빛에 가깝다(이는 인이 많이 함유된 하라르의 회색빛 토양 때문이다.). 하지만 동과 서 하라르의 생김새가 조금 다르며 다음 사진과 같다.

일반적으로 그린빈은 로스팅하면 적갈색으로 변하지만, 하라르 그린빈은 로스팅 시 어두운 회색으로 변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아그트론 수치의 발현 정도와 조금 다를 수 있어 더욱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궁금하다 하라르 맛과 향!

필자가 CLU에서 그린빈과 커핑에 대한 교육을 받을 때 가장 매력적이었던 것이 ‘하라르’ 커피였다. CLU 교육생들은 결점두 별 맛을 구분하면서 해당연도에 수출되는 샘플 커피를 같이 커핑해 볼 수 있다. 이때 ‘모카’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많은 사람에게 익숙한 모카향은 우유에 에스프레소와 초콜릿 가루를 섞을 때 나는 향이다. 모카는 예멘 모카 항구를 지나서 전해진 커피로, 그 예멘의 커피가 바로 하라르에서 왔다. 즉, 하라르 커피 향이 ‘모카향’인 것이다. 그러나 진짜 하라르의 모카향 대신, 외국인들이 정해 놓은 모카향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마치, 실제로 딸기를 먹어본 적 없는 사람이 딸기 향이 첨가된 딸기 우유를 마시고 그 향이 진짜 딸기 향이라고 믿는 것과 같다.

그러나 에티오피아에서 직접 맛본 하라르의 향미는 달랐다. 필자의 향에 대한 경험을 넓혀주었고,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한국인에게 비교적 친숙한 향이었다. 바로, 설탕이 듬뿍 들어가 걸쭉한 ‘단팥죽’과 같았다. 단맛이 강하고 단팥 향이 풍부하게 나는, 바디감도 묵직한 그런 커피였다. 커핑을 하면서 얼마나 신기했는지 모른다. 떡이나 빙수 등 여러 요리에 들어가 한국인의 사랑을 받는 단팥죽의 맛과 향이 나다니! 에티오피아는 물론 다른 나라 사람들도 하라르 커피를 왜 좋아하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G4, G5만 있다구요? ㄴㄴ

하라르 지역의 커피는 대부분 아랍국가로 수출되고 일부가 일본과 유럽으로 간다. 그 좁은 수출 활로의 틈에서 우리나라에 하라르가 들어오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하지만, 그린빈 무역의 투명성을 찾기 어려운 에티오피아에서 다른 것과 바뀌거나 (혹은 섞이거나), 문제없이 들어 와도 하라르 B나, C 지역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사실 중 한 가지는 하라르 커피가 G4와 G5 등급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단호히 말해서 아니다. 하라르에서는 G1 등급도 세 네 개 단체가 생산 및 수출하고 있으며, G3도 존재한다. 우리가 G4, G5 등급만 있다고 생각한 이유는 에티오피아에서 한국으로 수입하는 그린빈 업체가 그중 한두 업체와 거래하고 그 업체들이 하라르의 높은 등급 그린빈을 확보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에 거래했던 방식과 품목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거래를 하는 것만으로도 에티오피아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주어지는 정보만이 전부는 아니다

일반 사람들이 아는 에티오피아의 대표 커피산지는 예가체프, 시다모다. 커피에 관심이 있거나 커피산업의 종사자라면 짐마, 리무, 구찌, 샤키소, 콩가 등의 단어를 들어봤을 것이다. 이는 현재까지 수출입 된 그린빈과 관련 있는 단어다. 그동안 우리는 그린빈 수입 회사에서 공급하는 마케팅 정보의 틀 안에 갇혀 에티오피아 커피를 한정적으로 바라본 것이 아닐까?

최근 커피은가비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모카 커피의 원조를 소개하고 싶어 동하라르 G3 커피의 수입 통관을 마쳤다. 이를 시작으로 또다시 새로운 커피 원정대를 꾸려 하라르 농장을 탐험할 예정이다. 앞으로 더 다양한 에티오피아 커피 이야기를 전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 월간커피 9월호 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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