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진/은가비

지난해 7월 24일,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Coffee Marketing and Quality Control’ 선언문이 발표됐다. 이는 에티오피아 커피 무역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에티오피아 커피의 새로운 정책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커피 공급 방식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아래 그림을 참고해 보자.

커피품질 관리와 마케팅에 관한 선언

에티오피아 커피 체인

1. 커피농부Coffee Farmers : 커피 열매 수확 후, 공급사(유통사)나 협동조합을 통해 커피 열매를 판매한다.

2. 공급사(유통사)Supplier : 농부로부터 커피 열매를 구매한 다음 1차 가공 과정(워싱, 헐링)을 거쳐 에티오피아 정부가 운영하는 선물 거래소 ECX에 판매한다.

3. 협동조합Cooperation : 농부들은 생산 및 유통 비용을 줄이고 수익을 늘리기 위해 지역별로 다양한 커피 조합을 형성한다. 조합은 개인 농가에서 사기 어려운 커피콩 분류기나 껍질 벗기는 기계 등을 구입하여 공동으로 사용하고 홍보 및 판매한다. 몇몇 협동조합은 함께 노동조합Union을 형성해 더 큰 단위에서 홍보·판매를 도모한다.

4. ECXEhtiopia Comodity Exchange : 에티오피아 정부가 운영하는 선물 거래소다. 커피와 농작물을 구매하여 등급을 매긴 뒤, 허가받은 수출상에게 경매를 통해 판매하는 곳이다.

5. CLUCoffee Lquoring Unit : ECX 산하기관으로 ECX를 통하는 모든 커피를 평가하고 등급을 부여한다. 등급 미달의 그린빈은 자국의 커피 소비로 사용된다.

6. 수출업자Export : ECX 옥션에 참여하여 원하는 커피 존Zone과 등급별로 필요한 양을 구매하고 해외 바이어에게 수출하는 역할을 한다.

생산지를 알 수 없었던 기존의 판매 방식

세계적으로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7~8년, IMF의 악몽이 있는 우리나라처럼 당시 에티오피아는 현금 유동성의 문제를 갖고 있었다. 그래서 2008년 에티오피아는 정부가 관할하는 ECX를 설치했다. 암시장과 밀수출을 방지하고, 세수 증가와 확보, 수출입의 투명성, 그리고 거래가 잘 안됐던 비교적 낮은 품질의 그린빈을 함께 수출하기 위해서다. 이후 10년간 경매로 진행되온 이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점을 보인 분야는 스페셜티 커피였다. 왜냐하면, 공급자가 무조건 ECX에 그린빈을 납품하면서 같은 지역Kebele이나 해당 존Zone의 그린빈이 섞여 등급별로 판매되는 구조에서는 수출업자가 어느 농장의 커피인지 추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경매 시스템에서 수출업자들은 품질을 높이기 위해 커피 생산지에 직접 설비 투자를 하거나 농부들의 문제에 귀 기울일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큰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ECX에 가서 필요한 지역의 커피를 선택한 뒤 컨테이너로 손쉽게 낙찰 받았다.

그러나, 2008년 이후 외국 스페셜티 커피업계의 불만과 에티오피아 농부들의 반발로 협동 조합이 수행했던 커피 무역을 2012년부터 정부가 허가하였다. 그로 인해 협동조합과 노동조합은 자체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스페셜티 커피 구매자들과 직접 무역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에티오피아 민족이 갖고 있는 특유의 느긋함(?)과 체계가 덜 갖춰진 커피 수출 시스템으로 유통과 품질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많은 그린빈 구매 업체는 여전히 달갑지만 않은 ECX 시스템이다.

국제적인 비영리 단체(TNS)가 짐마 지역의 농민과 협동조합 그리고 노동조합원에게 커피교육과 연구, 품질관리 및 마케팅 등을 성공적으로 지원하여 에티오피아 스페셜티 커피산업이 큰 성과와 명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리무 커피만 한정적인 프로젝트로 진행했기에 그린빈 바이어가 원하는 지역, 예를 들어 예가체프와 시다모, 하라르 등의 스페셜티 커피는 거래되지 못했다.

 – 월간커피 5월호 기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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